안녕하세요 나현입니다.

제 소개를 조금 해보자면, 논바이너리로 라벨링을 하고 있고, IT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머랑은 조금 다르게도 서버나 네트워크 같은 인프라를 관리, 운영, 유지보수, 장애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제가 메일링을 제안했을 때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내용의 메일이 올지 알 수 없음에도 수락해주신 것에 대해 크게 감사합니다! 왜 메일인가? 제가 메일링을 제안하면서, 제 일상, 생각 정리를 한 글들을 보내드린다고 말을 했는데 그 표현 수단이 왜 하필 메일인가? 메일이 웹보다 오래되어서인가? 단순히 로망이 있어서인가? 라고 한다면 둘다 아닙니다. 메일이 비교적 장문의 글을 제 때 제시간에 배달할 수 있어서 입니다.

인스턴스 메신저은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즉시 읽어야하는 부담감과 제법 긴 글을 주고 받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 또한 개인 맞춤화된 홈 으로 인해 제 때 읽기 쉽지 않습니다. 블로그는 아무래도 직접 찾아가야한다는 부담감이 있고, 제가 별도로 댓글을 열어두지 않았기에 피드백을 주기 어렵습니다. 블로그에 있는 글을 RSS로 받아오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래도 안내하기 어려운 편입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메일로 보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이 있다면, 구글 메일 주소든 아이클라우드 메일 주소든 하나는 있기 마련이고, 네이버 메일은 제법 대중적으로 쓰이기에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거라고 예상하였습니다.

메일링은 2 - 4 주에 한 통이 나갈 예정입니다. 앞서 소개드린 것처럼 생각이나 일상, 이하 신변잡기에 대한 글을 써서 보낼 예정입니다. 통상적으로 글을 퇴고하거나 정갈하게 쓰지는 않으나, 이번에 하는 메일링은 최대한 퇴고를 하고, 정갈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그런 글을 쓰는 연습도 분명히 필요하니까요. 메일링으로 발신되는 글들은 제 블로그에도 게시할 예정입니다. ( https://blog.nyahyun.com ) 뉴스레터들을 구독해보니 웹에도 많이 아카이브 해놓은 것을 차용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많이 하는 생각은 아 역시 사람이 겸손해야한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컴퓨터 일을 하다보니, 집에 서버와 서버랙을 두고도 돈은 벌지 않으니 취미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보게 되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대학교를 다니다보니 세상엔 생각보다 내가 모르는게 많았구나, 과거에는 어렸고 영민해보였기에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은 그것들을 많이 봐주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겸손은 존중에 기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존중은 믿음을 바탕으로 합니다. 저는 흔히 아브라함 종교계열에서 이야기하는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은 사랑이라고 가르치곤 합니다. 아무래도 믿음이 없는 사랑은 존재할 수 없고, 믿음이 없는 소망은 존재할 수 없다 라고 생각을 하는데, 보통은 사랑이 있어야 믿음이 존재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사랑은 어떤 형태로든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역시 크게 동의하긴 어렵습니다. 사실 이 모든 이야기는 사람은 각자의 세계가 있고, 자신이 틀릴 수 있다 라는 것을 기억해야한다는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 존중과 믿음, 사랑, 소망 모두 그 위에서 시작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옛날에는 참 자만하고, 오만하게 살았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술을 먹고 정치 이야기를 한다던지, 왜 다들 이렇게 안하지 라던지 같은 이야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마저도 그 시절을 견디고, 조언해준 친구들이 있었기에 깨달을 수 있었다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겸손한가? 라고 묻는다면 또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겸손해야된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삶은,, 삶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걸 알고 나서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역시 오늘 하루를 무사히 마무리하였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재정적 어려움, 일과 학업 병행의 어려움, 새로운 회사 적응 등의 머리를 싸매게 하는 일이 있어도 일단 오늘 하루 무사히 퇴근했다면 그걸로 됐다 라고 종종 되내이게 됩니다. 그러면 그냥 그렇게 하루를 사는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니고, 삶의 목표라는 거창한 말보다는 하고 싶은 것이 있냐 라고 물어본다면, 재밌는 일을 하고 싶다 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재밌는 일이 무엇이냐 라고 물어본다면 지금은 컴퓨터를 계속 덕질하는 것입니다. 라고 말할 것 같아요. 저는 작은 객체가 유기적으로 만들어낸 시스템을 좋아하는데 시대의 흐름상 제가 제일 처음 접한 흥미로운 시스템은 컴퓨터였고, 그게 여기까지 이끈 것 같습니다. 역시 비슷한 맥락을 공유하는 사회학이나 철학 같은 인문학도 공부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들지만, 일단은 익숙한 컴퓨터에 대한 무언가들을 다 해보고 나서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시스템을 공부하는 것은 생각보다 큰 힘이 들어가고, 지금도 여전히 만족할만큼 컴퓨터에 대해 알지 못해서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곁다리로 교양이나 당사자성이 다분한 책을 (피메일즈) 틈틈히 읽어 보고는 있습니다. 100 퍼센트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읽는 것만으로 재밌거나 무언가 더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는 키워드를 얻어가게 됩니다. 역시 그런 것들을 직접적으로 기록하는 것은 아직은 어렵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으레 그렇듯 교양은 정말 재미가 없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적을 기회가 올 겁니다. 언젠가는 이 내용을 주제로도 글을 적어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