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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로고를 본다면 희망을 버리십시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 따라 몬스터 헌터 월드를 시작했을 때, 누군가 나에게 왜 지옥으로 걸어 들어가냐고 했다. 나는 그 충고를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었다고 생각했다. 튜토리얼을 다 깨고 나니 생각보다 키보드 마우스가 불편하여 남들 다 하는 것처럼 나는 엑스박스 패드를 샀다. 처음엔 엑스박스 360 패드도 사고, 엑스박스 X 패드도 사고, 대검을 들고 본격적으로 몬스터 헌터 월드를 시작했다.

나에겐 다크소울 보다 더 어려운 느낌이었다. 다크소울은 30 시간씩 안했으니까 그렇다고 하면 할 말이 없는데 게임의 문법이 더 익숙치 않았다.

‘네.? 몬스터가 도망간다구요.?’ // ‘뭔가 많네요.? (장식품이라는 걸 알게 된 후) // 으아 이거 왜 카메라가 자동으로 돌아가는데!

약간 다크소울은 오픈월드와 입체적인 진행의 느낌이라면, 몬스터 헌터는 프로젝트의 느낌이 강했다. 퀘스트를 받고 그걸 50분 안에 해결하기 위해 식사를 하고(체력 및 스테미나 증가), 출발하고, 몬스터를 흔적을 모아 찾고 사냥하고, 죽어서 수레 타고 나는 욕을 한다. (수레 타면 체력과 스테미나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심지어 수레도 기본 3번으로 제한 되어 있으며 죽을 때마다 보상이 줄어든다.

아 그리고 몬스터 월드 스토리도 좀 재밌는게 조라 마그다라오스가 다가온다. 이 녀석을 격퇴해야해 하는데 조라 마그다라오스와의 전투는 정작 공성전이다. 보통 몬스터처럼 때리고 구르고 하는 것보다는 포탄을 들고 대포를 쓰고, 포탄을 들고 대포를 쏘다보면 끝난다. 그리고 넬기짱! 을 으아아 하고 퇴치하고 정신 차리면 제노-지바 에게 얼어버린 당신을 만날 수 있다.

아 쓰다보니까 생각났다. 몬스터 헌터 월드가 특히 더 어렵게 느껴진 이유는 몬스터가 날아다녀서인 것 같다. 아이스본을 열지 않으면 클러치 클로라고 몬스터에 올라타서 때리는 것이 불가능한데 클러치 클로는 잘못하면 내가 날아간다. 클러치 클로를 이용한 기술 중에 벽쿵이라고 클러치 클로로 올라타서 슬링어로 때려가지고 몬스터를 벽에 부딪히게 하는 테크닉이 있는데 아이스본의 벨리오로스 라는 캐릭터는 해당 스킬이 강제된다. 차라리 네르기간트 이하 넬기짱 처럼 고룡이 더 사냥하기 쉬울 정도, 아 그리고 몬스터가 중간에 난입한다. 얘를 들어 내가 A 몬스터를 잡다가 A 몬스터가 도망간다. 도망가서 따라가면 다른 B 몬스터와 A 몬스터가 싸우고 있다. 여기에 잘못 휩쓸리면 ‘축하합니다 당신의 수레는 1 적립되었다!’ 가 되어 버린다.

왜 이렇게 불만이 많아요 라고 한다면, 오타쿠는 원래 탐욕스럽고 만족할 수 없는 존재라 그렇다고 생각한다. 만족할 수 있다면, 덕질을 멈출테니, 암튼 그래도 꽤 재밌게 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샷건도 쳐보고, 화도 내보고 (내가 화낸 경험은 극히 드물다), 네르기간트 혼자 잡아보겠다고 분노의 리트라이도 해보고 길드원들에게 쩔도 받아보고 (사실 대부분 퀘스트를 쩔 받음, 뉴비라고 핥음 당함) 정말 엄청 인상 깊게 해본 게임이었다. 예전에 기숙사 살 때 다들 왜 퇴근하면 히히 몬헌이다 하면서 방에서 욕하고 소리 질렀는짘ㅋㅋㅋ 알 것 같은 게임 하지만 역시 남에게 추천하긴 무서운 게임, 추천하면 무슨 원망을 들을지 몰랔ㅋㅋㅋㅋ

그렇게 정말 인상 깊게한 몬스터헌터 월드 후기를 마무리해본다. 그리고 언젠가 라이즈 후기를 쓰는 날이 오면 또 철푸덕 쓰러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