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연애하는 꿈도 꾸고 참으로 별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꿈을 꾸면 옛날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연애라.? 연애라 음 옛날 연애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지 않다고 생각이 든 이유는 상대에게 실례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둘만의 추억이 좋았든 나빴든 그걸 이런 곳에서 이야기 하는 건 썩 좋은 생각이 아니니까 왜 그렇게 연애와 섹스에 미쳐있었냐 라고 한다면 역시 외로워서가 아니었을까 한다. 불안함과 우울감과 외로움의 비틀어지다 못해 터져버리면 역시 그렇게 밖에 되지 않을까 라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본다.

그래도 내 애인들은 제법 귀여웠다. 어느 한 구석이라도 귀엽지 않으면 내가 고백하지 않았을테니까, 사람의 기억은 원래 정확하지 않기에 추억하는 것인데 내가 추억하는 것은 20-22살 동안의 광기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 막 성인이 되어 자유를 누린 이의 일탈이었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첫 애인과 첫 섹스와 그뒤로 수없이 많은 애인들과 섹스 그리고 파트너들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첫 사랑은 마지막에 있었던 그 사람인게 너무나도 신기하다,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첫 사랑일까? 그때에 나에게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애인이 아니었기에 사랑하지 않았다거나 그만큼의 자격이 없다고 하는 건 너무나도 성급하게 일반화 한게 아닐까? 성급한 일반화가 이렇게 쓰는 건진 잘 모르겠다. 사랑이라, 그래 제법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결이긴 했다. 꽤 오랫동안 지켜보았고, 같이 밤을 보내며 놀았고, 추석 선물로 받은 스팸을 선물로 주고, 말로 설명할 수 없었던 간질간질함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진짜 사랑은 뭐지?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고린도 전서 13장 4절에서 7절까지 있는 구절인데 흔히 사랑이 뭐죠? 라고 하면 인용하는 구절이다. 사랑이라 근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세상엔 많은 종류의 애정이 있다. 그 형태가 모두 연애적인 요소로만 해석된다면 정말 재미 없을 것이다. 그래 이걸 이해하기 시작한게 첫 사랑을 만난 기점이니 첫 사랑인가 농담 삼아 컴퓨터랑 결혼할 거에요 하지만 절대 내가 컴퓨터와 평생을 같이 살 수 없을 거라는 것 정도는 안다. 삶의 동반자로서의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쯤은 나도 안다. 그렇기에 만나는 상대도 나를 삶의 동반자로 여겼으면 좋겠다. 내 이야기가 있고, 네 이야기가 있고, 그 사이에 우리의 이야기가 있고, 이건이건 아마도 절대적인 내 기준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너무 헌신적으로 연애했고, 감정적으로 폭주했던 과거에 반성하는 의미를 담아서 말이다. 그런 의미로 볼 때 그동안 했던 애인들과 연인들과 인연들에겐 조금 미안한 마음이 있다. 다른 모습으로 다른 자리에서 만났으면 서로 썩 괜찮은 친구가 될지도 몰랐을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내가 싫어했던 이들을 용서하고 있다. 이 사람 역시도 다른 사람, 다른 자리에서 만났으면 썩 괜찮은 사람일텐데 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