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은 내가 기억하는 몇 안 되는 특별한 날이다, 나는 올해로 23 번째 7월 20일을 맞았다

사실 생일 때 별로 좋았던 기억들이 없긴 하다. 초등학교 쯤 해서는 엄마가 여름 방학식에 반 아이들을 다 데려오는 파티 같은 걸 여셨는데 나는 어디에도 어울리지 못하고 뒷정리만 쓸쓸히 했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때는 혼자 아웃백에 첫 손님으로 가고 베스킨 라벤스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했던 기억이 있고,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생일 때마다 일했던 기억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가 생일을 챙겨서 무엇을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올해도 그냥그냥 일하다가 끝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달랐다, 그동안 성장해서 였을까 그래도 감사하게도 이제는 좀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였을까 , 자는 동안 엄마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가 날라왔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문득 프로개님의 (네이버 블로거인데 폐교를 빌려 이것저것 농사를 하고, 뭔가를 키우며 사신다) 블로그를 알게 되었는데 마음이 참 편해졌다 농사라는게 참 부지런하고 손도 많이 가는데 천천히 부지런하게 하시고 그 내용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시는 걸 보면서 제 삶을 사랑하는 건 저런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위로가 되었다

트위터와 마스토돈에 생일이라고, 감사하다는 뉘앙스에 글을 올렸다. 이 역시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감사했고 놀라웠다, 아버지는 10 만원 용돈을 보내주셨다 (카드값으로 쓸 예정이다 ㅎ), 지금 회사 선임은 생일이라고 하니까 같이 점심으로 피자를 먹으러 가서 너무 행복하고 알차게 점심을 먹었고, 회사에서 대기 하는 시간에 무얼 할까 싶다가 러스트를 공부해야하지 하고(+ 도커나 이런 것들 테스트들)) 하이퍼브이에 우분투를 올리고 셋팅했다, 지금 회사 컴퓨터가 램이 8기가라 굉장히 빡빡하고 실행하면 엄청 느리긴 하지만 아무튼 되긴 되니까 아쉬운데로 만족하기로 했다, 오후 근무인 팀장님은 치킨 기프티콘을, 친구는 책을, 아는 언니는 케익 기프티콘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퇴근해서 로스트 아크를 조금 하다가 잤다, 아는 언니와 오랜만에 연락을 했는뎈ㅋㅋㅋ 정신 차려보니 로스트아크로 납치되어 설치하고 있었고, 캐릭터를 만들고, 도화가를 점핑 하고 있었다, 이제 마우스로 움직이곸ㅋㅋㅋ 자동 이동이 뭐고, 그러고 있는데 이미 렙은 50이고 아이템 렙은 1340이고 이게 뭐짘ㅋㅋㅋ 싶었다 원래 좀 익숙해질 때까지 마이페이스로 막 으아아 하면서 부딪히는 성격이라 적응에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파판 14도 90일 결제 했는데 그건 주말동안 해야지 ㅎ, 우리의 기사들과(로드오브히어로즈), 말들이 기다리고 있는데(우마무스메) 그건 어 일단 출첵할게 좀만 기다려줘.!

아 그러고보니 퇴근해서 가다가 버스에서 졸아서 내린 곳을 지나쳤는데 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는 곳이었고, 옛 기억들이 깃들어 있는 곳이라 신기했다 그래 이런 일도 있었었지 하면서

그렇게 하루를 꽉차고 알차게 보냈다 정말 몇 년만에 보낸 행복한 생일인지 모르겠다, 유독 7월에 이것저것들을 시작하고 마친 기억들이 많은데 올해도 비슷한 것 같다 조금 더 삶을 사랑하고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조금 더 가볍게 살 수 있을까? 여러모로 욕심이 나는 7월 이었고, 생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