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확하게 상담 1주년인 줄 알았다, 대략 7월 쯤 무언가 시작했던 기억이 있어서, 근데 그게 상담이 아니라 호르몬이었다, 상담은 5월 말에 시작했었더라, 하지만 라포 생성 기간도 있고, 오늘 상담은 중요했으니까 적어보고 싶었다.

일단 척추와 목이 아작이 났다, 다행히 측만증은 없었는데 옆에서 봤을 때 곡선이 하나 없었다. 원래 목이 C자 모양이고 등쪽이 역 C자 골반 쪽이 C자 이렇게 총 세 개의 곡선이 있어야 했는데 곡선이 하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도수 치료를 받게 되었다, 도수 치료를 받고, 산책을 시작하니까, 온몸이 긴장하고, 스트레스가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스트레스 케어 방법에 대해 도수치료 선생님과 상담 선생님에게 물어보았다

역시 쉼호흡이 중요한 것 같더라,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긴장하였을 때 쉼호흡을 해서 푸는 것, 그리고 기분이 좋은 향 같은 걸 곁들인다던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던지, 이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두 분 모두 쉼호흡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일단 몸이 건강해야, 정신 건강도 챙길 수 있다는 것도, 그래서 도수 선생님께는 월스쿼트를, 상담 선생님께는 바디체크와 4-2-4 쉼호흡, 언제 긴장 되는지를 체크해보면 좋을 것 같다를 숙제로 받았다, 바디 체크는 눈을 감고, 몸에 힘을 빼고 마치 물이 정수리에서 내려오듯이 손으로 훑으면서 몸 상태를 자각하는 것이었다, 4-2-4 쉼호흡은 4초 동안 깊게 숨을 들이쉬고, 2초 동안 숨을 참고, 다시 4초동안 숨을 깊게 내쉬는 걸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이거 예전에 태권도 배울 때 명상 하면서 배웠던 거 같기도 하고, 아닌가 가빠진 숨을 고르게 하기 위해 배웠던가 아무튼 그렇게 숙제를 받으며, 멋지고 행복한 사람이 될 거라는 꿈이 생겼다.나에게 멋지고 행복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나에게 멋진 사람은 인간성이 있는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은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언제나 행복할 수 없다, 슬픈 일은 살면서 언제든 생길 수 있으며, 삶을 산다는 것이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는 것쯤은 나도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 탄력성이 좋은 사람, 슬픈 일이 생겼을 때 우울에 빠져 사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애도하고, 다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우울은 독이 든 성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우울할 수는 있지만 24/7 우울한 것은 어딘가 아픈 것이다. 우울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우울해도 괜찮다. 하지만 상시 우울한 것은 치료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잘 살기 위해, 건강해지기 위해,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고, 꽤 많은 것들을 감내하는 사람을 이야기 한다, 나에게 인간성이 있는 사람은 인간적인 사람, 삶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사람을 이야기 한다, 인간성 종말의 시대가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사람의 관심을 미끼를 상품으로 광고를 파는 서비스들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런 서비스들은 친구나 맞팔로워임에도 불구하고 알고리즘에 따라 특정 사람들의 글을 적게 보여준다, 그렇게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한 쪽 의견만 보게 되고, 서로 갈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넷플릭스 소셜 딜레마에 나온 의견인데 동의한다.) 그래서 마스토돈을 좋아한다. 어그로를 일으키기 쉽지 않게 시스템이 되어 있기도 하고, 일단 시간 순으로 타임라인을 보여주니까, 상세한 공개 범위 설정을 통해, NSFW나 우울 글들은 팔로워들만 볼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 맘에 든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나도 언젠가 망자가 될거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내가 망자가 될 때를 대비해서, 삶의 동반자에게 내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들이 적힌 문서를 넣은 금고 비밀번호를 알려줄 것이다, 언젠가 내가 망자가 된다면, 나를 추억할 수 있도록, 그것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나를 알았던 모든 사람들을 장례식장에 초대하고 싶다, 나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든 나쁜 기억이 있든 상관 없이, 나 이렇게 잘 살았다고, 잘 살아서 복수했다고, 좀 듣고 가라고, 그런 의미로 초대하고 싶다.

꽤나 길게 적긴 했지만, 항상 원대한 목표도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일단 지금은 몸이 건강해지는 것에 주력해야지, 일단 무엇을 하든 몸이 건강해야할 수 있는 법이니까, 그래도 꽤나 많이 바뀐 1년 이었다, 죽네 사네 살려달라고 울부 짖었던 21년 7월이었으니까, 22년 7월은 그래도 나 이런 것들이 해보고 싶어요라는 것이, 건강해지는 것 같아서 스스로도 대견스럽다.